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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도적 방역물품 지원 더 이상 비판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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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5-2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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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낙영 경주시장이 일본 자매도시에 코로나19 방역물품을 전달했다가 연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모든 국민의 생각이 한 곳으로 모아지지 않다보니 한가지 사안에 대해 당연히 옹호하는 쪽과 비난하는 쪽이 나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주 시장의 방역용품 지원과 관련해서 비판하는 쪽의 목소리가 워낙 거세게 들려 여론의 향배가 마치 잘못된 지원이라는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주 시장이나 경주시의 입장은 당혹스럽고 억울할 수 있다.
     주 시장은 지난 주말부터 불거진 논란에 대해 "저에게 쏟아지는 개인적인 비난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지만 저로 인해 우리 경주시와 경주시민 전체가 무차별 공격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당혹스럽기도 하고 무척 가슴이 아프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심정을 밝혔다.
     주 시장의 방역물품 지원은 누가 뭐라고 해도 인도주의적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 여기에 무슨 정치적 의도가 끼어들고 역사적 관점이 개입하겠는가.
     나라시와 교토시는 경주시와 수십 년 동안 자매우호 교류를 펼쳐왔다. 나라시는 1998년 경주세계엑스포 때 두 대의 전세기를 띄어 손님을 보내줬고 치벤학원에서는 1975년부터 지금까지 45년간 해마다 수학여행단을 보내주고 있다.
     교토시는 경주시와 지난해 우호도시 협정을 맺고 크루즈 뱃길을 열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던 중 한일관계의 악화로 잠시 주춤한 상태에 있다. 주 시장은 그런 도시에 방역물품을 지원한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잘못인지 모르겠다고 억울해 하고 있다.
     최근 악화된 한일관계로 말미암아 생겨난 우리 국민의 반일감정은 아무도 비판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다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공통의 위기를 맞고 있고 특히 정치와는 무관한 시민들이 생명의 위협을 맞고 있으며 그들을 살리기 위해 의료진은 열악한 환경에서 악전고투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 원전 소재지역의 특성상 마침 여분의 방호복을 많이 비축하고 있었고 이 방호복이 유효기간 3년이 다 돼 교체를 해야 할 시점이었기 때문에 추가로 예산이 들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 자매우호도시에게 보내주면 좋겠다고 지시한 주 시장에게 돌을 던지는 것은 가혹하다.
     주 시장은 대한민국과 경주시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다. 그게 옳은 일이라면 친일파가 아니라 더한 욕을 먹더라도 소신껏 일하겠다고도 했다.
     지금의 지원이 국제 친선관계에 있는 도시들과의 미래를 위해 충분히 옳은 결정이었다는 소신에 대해 지지한다. 그리고 이번 지원을 인류애적 차원에서 바라보고 더 이상 정치적 잣대를 가져다 대지 않기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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